외로운건 싫다. 그런데 연애는 더 싫다.
남자친구와 이별하고 연애 혐오를 가진 함자영은 격한 외로움을 버티지 못하고 홧김에 데이트 애플리케이션을 깔게 됩니다. 한편 문예창작과를 나왔지만 소설가의 꿈을 접고 잡지사에서 칼럼을 쓰는 박우리는 회의에서 편집장이 이전에 퇴사한 직원의 섹스칼럼 연재를 이어받으라고 지시받게 됩니다. 회의가 끝나고 우리는 어제 하룻밤을 함께했던 직장 선배에게 다가가 신경 쓰지 말라고 하지만 직장 선배는 남자친구와 곧 결혼한다면서 우리와 거리를 두게 되고 친하다고 생각했던 우리의 감정을 파괴해버립니다. 자영은 친구들과 술자리에서 사랑 연애에 관해 비난하면서 자기 처지를 비관했고 우리도 직장 선배의 배신과 그리움 그리고 칼럼에 대한 고민으로 친구와 술자리를 가지게 됩니다. 친구는 칼럼에 대한 고민으로 힘들어하는 우리에게 데이트 애플리케이션으로 여자를 만나볼 것을 추천했습니다. 상대방 여성을 속이는 게 찝찝한 우리는 부정적인 입장이었고 친구는 적극적으로 가입시켜버립니다. 함자영은 전 남자친구가 결혼한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새로운 출발을 위해 여러 남자를 유혹해봤지만 엄마만 찾는 남자 유부남 등 번번이 안될 남자들만 꼬이면서 실패하게 됩니다. 그렇게 신세 한탄을 하며 시간이 지나고 설 날이 됩니다. 함자영은 데이트 애플리케이션을 지우려 했으나 눈 딱 감고 한 번만 해보자는 심정으로 남자를 만나게 되는데 만나는 장소에는 박우리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목적이 다른 두 사람이 드디어 만나게 됩니다.
연애인 듯 연애가 아닌 연극
어색하게 만난 둘은 자신들의 독특한 이름을 소개하며 평양냉면을 먹으러 갔습니다. 어색함을 풀기 위해서인지 자영은 소주를 시켰고 둘은 술을 먹으면서 대화를 이어 나가게 됩니다. 서로를 왜 선택했는지 연애는 하고 싶은지 서로의 하소연을 풀어나가면서 조금씩 서로를 알아가게 됩니다. 결국 두 사람은 모텔에서 거사를 치르게 되고 늦은 저녁 집으로 향하게 됩니다. 곧 헤어지는 두 사람 우리는 마음에 걸리는지 아쉬운 마음에 자신 없는 목소리로 연락한다는 말을 건네고 자영은 아무 말 없이 지하철역으로 내려가게 됩니다. 다음 날 자영은 친구와 같이 할머니 병문안을 가게 됩니다. 우리와의 만남에 대한 친구의 물음에 자영은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자신도 모르게 핸드폰을 확인하고 있었습니다. 자영은 우리의 연락을 은근히 기다리고 있었고 우리도 문자를 썻다 지우기를 반복하면서 머릿속이 복잡했습니다. 다음 날 편집장은 우리가 보낸 칼럼을 마음에 들어 하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며 5부작 연재를 반강제적으로 제안했고 우리는 자영을 술자리에 부르게 됩니다. 두 번째 만남에서 어색함은 완전히 사라지고 밤 분위기와 술기운 덕분에 서로의 한층 더 진솔한 대화가 오고 가게 됩니다. 진지한 관계가 아닌 가벼운 만남을 선호하게 된 자영은 점점 우리에게 마음을 터놓게 됩니다. 서로가 편해진 둘은 연안 같은 만남이 지속됐고 우리는 틈틈이 칼럼을 연재하며 대박을 터트리게 됩니다. 5부작까지 연재한다는 편집장은 사장의 지시로 10부작으로 늘리라고 지시했고 부담감과 자영에게 죄를 짓는 마음이 든 우리는 일을 그만두려 했지만 그러지도 못했습니다, 자영은 관계 도중 우리가 사랑해라고 한 말을 떠올리며 자신의 가치관이 흔들리는 듯했고 그때 칼럼 이야기를 전하러 우리가 찾아오게 됩니다. 그런데 하필 전 남자친구의 결혼식 소식이 오면서 칼럼은 뒤로한 채 둘은 결혼식장을 찾아가게 됩니다. 마음이 약해진 자영은 돌아가려했지만 우리가 축의금 장부를 훔치면서 자영을 위로해주게 됩니다. 다음 날 둘은 놀이공원에 놀러 갔고 직원에게 핸드폰을 맡긴 걸 자영이 돌려받으면서 우리의 핸드폰에서 칼럼의 존재를 알게 됩니다. 자영은 배신감에 충격이 왔고 우리가 해명하는 말들을 잡지사 게시판에 올리게 됩니다. 그로 인해 신상이 털린 우리는 회사를 퇴사하게 되고 시간은 흘러 자영의 상처 입은 모습과 미련이 남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1년이 지나고 설 날이 되고 자영은 우리와 함께했던 평양냉면집을 찾게 되고 거기서 우리와 만나게 됩니다. 우리는 지난 시간 동안 자영에 대한 마음을 전하면서 해보지 못했던 연애를 하자고 고백하고 자영은 미소를 지으면서 함께 길을 걷게 됩니다.
보기 부끄럽지만 은근히 눈길이 가는 영화
이 영화는 15세 관람가지만 19세의 선을 넘을 듯 말듯 높은 수위의 장면을 아슬아슬하게 보여줍니다. 어떻게 보면 천박할 수 있는 대사와 장면들이 손석구와 전종서의 매력으로 승화시켜 버립니다. 로맨스 장르와 어울리지 않아 보였던 두 배우가 예상을 벗어나 영화 속에 잘 녹아들었습니다. 술집과 모텔이라는 청춘들의 만남의 장소 그리고 연애 사랑이라는 감정의 솔직한 이야기들이 현실적인 모습들이 많아 공감이 가는 작품입니다. 불안정한 자신의 위치에서 사랑은 사치고 누군가를 만나 감정을 소비하는 것이 지칠 대로 지친 둘의 모습이 현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모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전 애인을 생각하며 화나고 슬프고 복잡한 감정이 들 때 한 번이라도 외로운데 연애는 싫다라는 생각을 가져본 적이 있을 겁니다. 영화는 독특하게 데이트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했습니다. 그만큼 가벼운 만남으로 시작할 수 있는 매개체인만큼 이 영화와 잘 어울린 거 같았습니다. 제가 주의 깊게 본 장면이 두 번째 만남에서 술자리 대화였습니다. 술기운이 올라오면서 진득하게 대화를 나누는 둘의 모습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몸의 대화만 관심 있었던 자영이 사실 진솔한 대화가 하고 싶었다는 말이 짠하기도 했습니다. 상대방을 당황하게 할 정도의 당돌하고 직설적인 자영이 사실 속이 여린 여자라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그 이후 둘의 관계가 점점 발전하고 서로의 마음이 바뀌는 모습이 흥미진진했습니다. 자영의 할머니가 조연도 해보고 엑스트라도 해보고 주인공도 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상대방의 조연 엑스트라만 하던 이 둘이 자기 삶의 주인공이 되어 서로의 온기를 나눠 결혼까지 갔으면 하는 여운도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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